새물결에 참여하며 느낀 세 가지 - 박상현 목사

by 새물결 posted Mar 3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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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서서 모든 수고와 무거운 짐을 져주신 권종호 목사님과 많은 선배목사님들께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워낙 이런 ''쪽에 문외한이다 보니 판결문 21p를 끝까지 읽어내려가는 것도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동안 무지하다는 이유로 무관심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간 짧게 참여했던 시간(재판결과와 설문응답, 서울연회모임)을 보며 개인적으로 3가지 정도를 느끼게 됩니다.(지극히 사견이오니 오해와 상처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1. 아직도 우리 감리교단은 "정의가 세워져야할 때와 은혜로 안아줄 때"의 구분이 안 되는 것 같다. 그것이 특정 기득권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고, 우리가 버릴 수 없는 종교적 관습 때문일 수도 있구요, 우리의 이기심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 새물결의 추구하고 지향하는 방향성이 정말 "감리교를 새롭게 하는 것 맞는지" 다시 돌아볼 필요도 있는 것 같다 - 서울연회 기준 전체 목회자수 대비 새물결 회원수가 10%가 되는지, 새물결 회원수 대비 투표 참여율(25), 정기모임 참석률 등을 볼 때.... 새물결이 제시하는 방향성이 좀 더 넓어지거나 더 현실적이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사실 저도 죄송하지만, 새물결의 방향성을 명확하게는 이해를 못한 채, 막연하게 내가 몸담고 이름 걸고 있는 감리교단이 새로워져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참여를 해왔으니까요...)

 

3. 아직까지 우리 "목회자들은 감리교단에 대해 절박하지 않구나"... 지난해 촛불집회 때 왜 100만 명이라는 국민들이 거리로 나왔을까요? '이 나라가 진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생각이 있었기에 그렇게 한 명 한 명 나오다보니, 100만 명이 되었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기사를 보고 '권종호 목사님께서 대표직을 사임하려 하셨었다'는 문장을 읽고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이 들어 몇 마디라도 힘을 실어드리고 싶어 글을 남긴다는 게 감히 선배 목사님들께 주제 넘는 짓을 하는 것 같아 송구합니다.

하지만, 제 기억에 2018년의 오늘이 있게 한 작년 촛불집회도 처음부터 100만 명이 모여서 출발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앞에 서서 먼저 시작한 이들이 늦게 오는 이들을 기다려주고 버텨주고, 서로 다른 입장과 소리를 함께 듣고 공감하며, 수용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맺은 열매가 오늘인 것 같습니다.

앞에서 온갖 궂은 소리와 비난에도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없는 권종호 대표목사님과 임원 목사님들께 글로나마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혹시, 부끄럽게도 이글을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한 철없고 뭘 잘 모르는 작은교회 목사가 엄청나게 주저주저하다가 '전송버튼'을 눌렀다는 것만 기억해주세요...)

 

* 이 글은 서울연회 박상현 목사님이 단체톡방에 올려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