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회 새물결

 

감리교의 공교회성 회복을 위한 타교단의 목회자 생활보장제도 학습내용

 

(황창진 목사/산돌교회)

 

언젠가 속상함을 토로하는 한 후배목회자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듣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신학교를 졸업한 후 가지고 있는 얼마 안되는 자산을 털어서 지방의 한 도시에 교회를 개척하고 15년 이상을 목회하며 작은 상가 한 귀퉁이를 마련하여 감리교 유지재단에 편입을 하였다. 그리고는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갑자기 목회지가 없는 무임목회자가 되고 말았다.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몇 명의 교우들과 더불어 아기자기한 목회를 하다가 목회지가 없어진 상태에서 자신에게 생활문제에 관한 제안을 해주거나 조력을 해주는 교단의 어떠한 행정절차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 자신의 사재를 털어서 교회를 운영하며 마련한 재산을 재단에 편입한 것을 가슴이 터지도록 후회했다고 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수련목 과정을 마쳐가는 어느 전도사는 자신의 앞날이 막막한 것에 대하여 교단에 소속된 목회자가 자신의 진로문제로 인하여 개인적인 고민이외에 교단의 제도적 조력을 받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신학대학을 다니면서도 모든 학비를 개인이 충당했고 사역지를 알아보는 것도, 교회를 개척하여 운영하는 것도 개인의 몫으로 돌리는 교단의 모습, 그러면서도 각종부담금을 부과하며 교단에 소속된 목회자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요구하는 이러한 감리교단의 현실이 과연 타당한 상황인지에 관하여 의문을 품고 있었다.

 

경기연회 새물결(공동대표 박인환, 이종철 목사)은 대부분의 감리교회의 구성원들이 현 감리교회의 구조가 공교회를 자임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장의 구석구석에서 터져 나오는 이러한 목소리에 아득함을 느끼면서 타 교단은 어떠한 제도를 가지고 공교회의 모습을 지켜나가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지난 10여개월에 걸쳐서 성공회, 기독교장로회, 구세군, 루터교의 목회자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 성공회
   
▲ 성공회

 

성공회

먼저 성공회는 1개의 관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관구는 서울교구, 대전교구, 부산교구등 3개의 교구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서울교구는 73개의 교회에 42개의 사회선교기관을 가지고 있고 성직자는 약 13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공회는 각 교구가 책정한 호봉표에 의한 기본급여를 개 교회에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상황이 이러한 목회자의 사례비를 지불할 수 없을 때 미자립 교회에서 일하는 성직자들의 생활이 문제가 되는데 이런 상황에 관하여 세 교구중 서울교구가 ‘성직자생활안정기금’이라는 제도를 운영함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보완해나가고 있다. 서울교구에 속한 성직자들은 월 기본급의 2%를 모아서 기금을 마련하여 미자립교회의 성직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성공회의 ‘성직자생활안정기금’의 주목할 점 중의 하나는 세 교구중 서울교구에서만 운영된다는 것이다.

 

   
▲ 기독교장로회

 

기독교장로회

기독교장로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생활보장제’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약 30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서 각 교회의 의무헌금을 재원으로 운영된다. 이 의무헌금은 목회자가 하는 십일조의 50%를 헌금하는 제도로서 이 헌금을 하지 않으면 노회원이나 총회원의 자격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노회에 소속된 헌금대상자들중 일정 비율이상 참여하지 않으면 해당 노회의 모든 지급대상 교회에 지원금이 지원되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지급액은 약30만원 정도이다. 기장의 전체 교회 수는 1,600여 교회이며 90%이상의 교회가 이 제도에 참여하고 있고 수혜를 받는 교회는 400여 교회이다. 이 제도에서 주목할 점은 목회자가 목회지를 상실하고 무임목회자가 됐을 때에도 6개월간 최저생활보장제의 혜택을 받아 실업급여 개념의 지급을 받는다는 점이다.

 

   
▲ 구세군

 

 구세군

구세군은 구조적으로 대부분의 개신교와는 다른 구조에서 출발한 교단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학습에 임하였다. 구세군은 기본수당, 장기근속수당, 자녀수당, 독신수당, 추가독신수당, 자급수당 등의 명목으로 사관의 생활비를 산정하고 있으며 보조금에는 건강보험보조, 장례보조, 축하선물보조, 은퇴보조, 전근보조, 출산보조 등 다양한 보조금 형태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구세군은 전국적으로 10,000여명의 교인이 있다고 하는데도 이러한 제도를 교단이 운영할 수 있는 것은 교단의 재산으로 수익사업을 하여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는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세군대학원대학교가 과천에 있으며 일년에 사관학생을 약 7명 정도 선발하고 이들의 학비와 생활비, 거주하는 생활공간까지를 제공하며 졸업 후에는 일할 수 있는 사역지를 교단에 제공해주는 시스템이고 교수들의 월급까지도 교단이 제공한다.

 

   
▲ 루터교

 

루터교 

마지막으로 루터교를 공부하였다. 루터교는 전국의 교인이 공식통계로는 3,000여명 정도 되는 작은 교단이다. 루터교는 목회자 후보생을 위한 신대원장학금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목회를 시작한 이후에 목회관련 대학원에 진학할 시에 규정에 따라 50%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목회자 자녀장학금으로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각 상황에 맞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은퇴연금으로는 국민연금 적립과 우체국연금, 그리고 은퇴연금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교회를 개척했을 경우에는 예배당과 사택을 마련하는 기금으로 5억원을 지원하고 개척초기의 교역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해주는 선교비(연간 약1,600만원)를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루터교의 목회자 지원재원은 루터교가 가지고 있는 재산으로 수익사업을 하여 충당한다고 한다.

 


 

지난 10여개월동안 이렇게 4개교단의 목회자 생활보장제도를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여러 가지이다. 먼저 감리교와 비교하면 꽤나 작은 교단들임에도 불구하고 공교회로서의 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교단의 재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인데 루터교와 구세군이 그 모범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효율성은 교단신학교에서부터 적용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교단에서 목회자를 양성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그 목회의 전체여정을 책임지고 있다는 면에서 과거의 감리교회 공교회성의 흔적으로서의 파송제를 생각하게 하는 단초로 작동하였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기독교장로회가 보이는 모습으로 무임목회자가 되었을 때 6개월 동안 적절한 제도적 과정을 거쳐서 실업급여 개념의 비용을 지불하는 모습이었다. 성공회는 전체 교단이 실행하는 제도가 아닌 서울교구가 자체적으로 이 제도를 실행함으로서 우리 감리교회도 의지가 있다면 지방적인 차원이나 연회적인 차원에서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는 제도로서 제도시행의 동기를 제공해준다는 면에서 매우 부러운 제도였다.

 

물론 이렇게 공교회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는 목회자 생활보장제도를 운영하는 각 교단별로도 내부에는 이런저런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도 나누었다. 그러나 철저하게 사교회화 되어 있는 감리교회에서 일하고 있는 감리교 목회자로서는 일단 부러운 제도가 아닐 수 없었다.

 

감리교에서 말하는 공교회성은 Connectional system이라고 불리는 ‘연결주의’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영국감리교회는 이 제도를 교역자의 인사제도와 연관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제도운영은 교역자의 생활비를 일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교회가 공교회성을 상실하고 사유화되는 것을 막는 장치로 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감리교회는 사유화된 지 오래이며 세습은 일상이고 그러면서도 고단한 목회를 이어가는 목회자들에 대한 교단의 제도적 배려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교단의 재산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하여 ‘망실자산’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형편이며 운영상황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창구도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목회를 시작하는 사람은 신학교에서부터 그 여정을 시작한다고 할 때 개인이 학비를 지불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교회를 개척할 때에도, 그리고 목회를 마칠 때까지 모든 과정에 목회자의 생활보장에 관하여 교단이 제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거의 전무하고 그나마 있는 은급제도도 그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기연회 새물결은 이러한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약 10여개월에 걸쳐 진행한 학습을 마무리 하며 목회자 호봉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현재 감리교 구성원들의 의식구조의 개선과 제도의 개선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하였다.

 

감리교회가 지루한 권력투쟁에서 빠져나와 대외적으로는 사회적인 신뢰를 회복하며 내부적으로는 작은 교회에서 이름 없이 목회하는 무명의 목회자와 그리고 작은 교회를 섬기는 평신도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드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목회를 할 수 있는 시절이 올 수 있도록 공교회로서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