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철님 영전에

 

양재성 목사(가재울녹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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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천 소식을 듣고 한 참 먹먹했습니다.

소성리하면 강형구 장로 다음으로 조현철님이 떠오를 정도로 그는 소성리에선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을 하였고 마지막으로 박근혜 체포단으로 활동하였다 들었습니다. 소성리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소식을 듣고 소성리에 내려왔다고 소성리에 주소지까지 옮겨 투쟁한 진정한 소성리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영전에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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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란 시입니다.

시의 내용으로 보아선 아주 다복한 삶을 살았던 분의 귀천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천상병은 서울대를 나오고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루고 지독한 고문을 받아 평생 장애자로 살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죽음에 대한 승화와 해학으로 삶을 긍정하고 있습니다.

시인의 시각이 정말 놀랍습니다.

 

모든 종교는 영생을 이야기합니다. 생명의 영속성입니다.

그런데 영생 담론의 토대가 바로 죽음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불교도 부처님의 죽음과 그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

부처님이 죽고 난 후에 남겨진 삶의 결정체요 시신의 일부입니다.

부처님의 삶이며 가르침도 역시 그의 죽음을 토대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기독교도 예수의 억울한 죽음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는 죽음들, 그 억울한 죽음의 대변자가 예수지요.

예수를 죽음에 그대로 버려둘 수 없는 것이 기독교의 운명입니다.

예수의 부활과 그의 재림은 요청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억울한 죽음에서 시작된 종교가 죽임의 세력과 맞장을 뜨고

생명으로 살아나 부활을 노래한 게 기독교입니다.

 

우린 역사의 제단에 바쳐진 억울한 죽음을 많이 봅니다...

 

48년 전 어젠.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신 날입니다.

모든 노동자가 권력에 숨죽이고 살아가고 있을 때

노동자도 사람이다. 노동 3권 보장하라. 인갑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며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했습니다.

그 이후 그의 억울한 죽음은 민중의 삶과 지식인의 혼을 깨웠고

노동운동과 인권운동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세운 민주주의는 그의 죽음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14년 전 어제. 저는 멋진 친구를 잃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생태적 감수성이 뛰어나 새들과 벌리들과 꽃들과 말하곤 하였습니다.

남북이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고 외치며 동화도 쓰곤 하였습니다..

그는 42살에 귀천하였습니다. 그의 뒤를 따라 제가 그의 길을 이어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어제, 평화의 전사요 소성리의 친구인 조현철님을 잃었습니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우린 오랫동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런 황망한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하느님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조현철 형제는 소성리 싸움의 기둥이요,

늘 전면에 나서서 주민을 보호했으며 경찰의 방어막을 부서뜨렸습니다.

소성리에 올 때마다 그가 있었고, 주민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보호했어요.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예의바르고 착한 그를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어요.

아니 이제 우린 그를 보고 싶으면 언제나 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는 사드가 들어오면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소성리의 평화도 깨진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안녕 보다는 이웃과 민족과 나아가 인류의 평화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예수는 말씀하십니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딸입니다..

조현철 형제는 하나님의 아들로, 평화의 일꾼으로, 30평생을 잘살고 귀천하셨습니다.

사드 반대 운동 현장엔 언제나 그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의 죽음 딛고 그의 뜻을 붙들고 평화의 길을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조현철형제, 그의 우정과 사랑을 잊지 맙시다

우리가 더욱 사랑하고 평화를 추구하면 그는 살아나 우리와 춤을 출 것입니다.

 

1114. 양재성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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