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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에 제가 일하는 함께나누는세상의 업무와 관련하여 나흘동안 평양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2013년 이맘때에 다녀온 것이 마지막이니 벌써 5년이나 지난 일입니다. 2010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로 대북 인도지원이 전면 중단되고 여름철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에 긴급 구호물자를 몇 번 보낸 것이 전부였으니 제가 함께나누는세상에서 일한 만 9년의 시간은 대부분 꽉 막힌 북한을 향한 문이 열리기를 고대하는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교류협력 지원단체도 다시 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높아졌는데 이번에 밀가루 5천 톤을 몇 차례로 나누어 공급하게 되면서 사업에 참여한 단체들이 평양을 방문한 것입니다. 1차 방북에 이어 2차에는 모두 열네 명의 대표 및 실무자들이 함께하였습니다.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중국 심양을 거쳐 평양으로 가는 길은 항상 고됩니다. 육로로 가면 세 시간이면 갈 거리이지만 중국을 거치는 여정은 새벽에 집을 나서 해가 질 무렵에야 평양 땅을 밟게 됩니다. 오가는 이틀을 제외하면 사실상 만 이틀의 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어서 빨리 남북이 화해하고 자유롭게 왕래하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습니다.

 

5년 만에 다시 찾은 평양은 많이 변해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한 공항의 청사가 새롭게 건축되었습니다. 여느 공항처럼 브릿지 통로로 타고 내리게 돼서 고려항공이라고 쓰인 비행기를 배경 삼아 사진 찍는 재미가 없어진 것은 아쉬웠습니다. 전에는 기내식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상추 한 장 넣은 작은 햄버거  빵이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햄버거에 음료수도 한 캔씩 주었습니다. 또한 전기 사정이 많이 개선되어 정전이 되는 일도 없었고 밤에는 제법 야경이라고 할 만한 조명도 있었습니다. 거리에 차가 상당히 많아졌고 특이한 형상의 고층건물이 새롭게 들어서 낯설기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표정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의기소침하고 무기력해 보이던 얼굴이 여유와 자신감이 느껴지는 얼굴로 바뀌었습니다. 

 

이번 방북에서는 대표적 협동농장과 마을의 탁아소와 유치원, 아동병원, 안과와 치과 병원, 콩우유 공장 등을 방문하여 차후 대북 지원 및 교류협력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아쉬운 것은 새롭게 만든 하드웨어를 채우는 소프트웨어가 많이 부실했다는 것입니다. 잘 만들어진 비닐하우스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것을 본 남한의 농업인들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고급 식당에서 후식으로 나온 수박은 너무 맛이 없어서 안타깝기까지 하였습니다. 종자와 농법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입니다. 북한 사람들의 근면성에 남한의 창의적인 발상이 접목된다면 분명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창 진행하던 사업들이 중단된 현장은 참담하였습니다. 다 지어놓은 건물에 물자를 채워 넣지 못해서 몇 년 동안 굳게 문을 걸어 잠그고 비워둔 병원 건물, 몇 년을 콘크리트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채 방치된 거대한 조용기 심장병원은 북쪽 사람들의 남쪽에 대한 실망과 불신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남쪽과의 교류협력 사업은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래도 여전히 옥류관 냉면과 식당에서 내놓은 요리들은 맛있었고 사람들은 친절하였으며 북한 체제를 생각하면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듯한 나의 농담도 웃으면서 넘겨주었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있었습니다. 밤새 눈이 펑펑 내린 것입니다. 거기도 여기와 똑같이 눈도 옵니다. 문득 드는 생각이 분단으로 인해 오히려 남한이 대륙으로부터 고립된 섬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남과 북이 화해하면 비로소 남한도 대륙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을 텐데 안타까운 마음에 조용히 손 모아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 이 어리석은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어서 속히 구원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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