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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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공청회를 지켜보면서 입법의회를 우려한다.
 

오늘의 교회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에 집중하고 있는가? 아니면 신앙적 경건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경건을 빌미로 자신의 이익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실현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신앙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인가?

감리교회는 2년 마다 입법의회를 개최한다. 올해도 입법의회를 앞두고 장정에 따라 각계각층에서 법안을 구성하여 이를 수렴하는 장정개정위원회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입법의회를 앞두고 열린 장정개정위원회의 공청회(9월7일/종교교회)와 그 이후에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법을 개정하면 할수록 점점 망가져 간다는 공청회에 참여한 한 참가자의 이야기에 공감이 되면서 헛헛함을 느끼게 되는 공청회였다. 더구나 장정개정위원회 위원장의 ‘잘 모른다.’ ‘공부하고 오지 않았다’는 식의 반복되는 답변은 전략적으로 그렇게 이야기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태도였다.

일단 공청회 자료집에는 8개의 법률개정안을 공개했는데 이는 취합된 법안을 장정개정위원회가 모두 살펴보지 못한 채로 임의로 선정하여 공개한 개정안일 뿐이었으며 심지어 그중 한 건은 해당 소위원회에서 다루지도 않는 안건인데 어떻게 자료집에 실렸는지 모르겠다며 해당 소위 위원이 스스로 밝히는 해프닝도 있었다. 입법 공청회는 입법의회 전에 법안의 실효성과 타당성에 대해 감리교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나 듣고자 하는 의지는 없고 그저 규정이 있으니 대충 치러내는 요식 행위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어쩌면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 논쟁의 여지가 있는 개정안들을 공청회에 올리지 않음으로써 교단 내 각 정파들이 자기들의 이해관계를 따라서 끼워 넣기 식으로 본 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함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 한 가지 황당한 부분은 장개위 위원장의 발언 중 하나였다. 장개위가 입법개정안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자문 법률가의 언급에 관한 대답이었는데 교리와 장정 자체가 법률적인 논리에서 많이 벗어나 있고 상충되는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자문하기 어렵다고 했다는 것이다. 법률자문가는 교리와 장정이 법 논리에 따라서 적절하게 개정되어 보편타당한 감리교회의 법체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대답했다는 대목은 직무유기로 비추어지며 입법의회가 합리적인 입법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는 대목이었다.

또한 공개된 법안을 살펴보면서, 장개위원들은 감리교회의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그 예로 “감리교회가 외부단체에 가입하거나 탈퇴할 때에는 총회에서 결의해야 하며, 이 결의는 감독회장이나 총회실행위에 위임할 수 없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런 식의 발상은 감리교회의 대외행보에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는 것이 확연해 보이는데도 이런 안을 논의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다행히도 감독회장의 거부권행사로 상황이 정리가 되었지만 이러한 과정을 보면서 장개위의 논의 수준을 의심하고 우려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법이 제정되었을 때 감리교회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하여 자문역의 법률가는 어떤 이해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궁금하다. 그러므로 장정개정위원들과 자문역을 맡은 법률가는 보편타당한 관점을 가지고, 그리고 정파의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용기를 가지고 각각의 책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구조로 그 구조와 인적구성을 개편해야 할 것이다.

물론 총회 산하 각 위원회의 위원들이 어떻게 선출되는 지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선거과정에서의 기여도 등에 따라서 논공행상하듯이, 또는 교단 내의 각 정파적 안배에 의하여 이리 저리 주어지는 풍토가 있음을 많은 감리교회의 구성원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문성 없이 모여서 해나가는 장정개정 작업을 통해서 감리교회의 전통과 건강한 신학적 바탕, 현실적 문제 진단,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개정안을 도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임이 자명하다.
 

이에 새물결은 각 법안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기 전에 거시적인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제안과 당부를 한다.

장정개정위원회는 감리교 구성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보다 건강한 감리교회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개정안을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또한 감리교회의 구성원들은 장정개정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일방적이고 막강한 권한에 대하여 견제해야 한다는 인식과 정정개정위원회의 기능과 그 권한에 대해여 근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시점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음에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

또한 입법의회에 참여하는 총대들은 감리교회의 현재적 상황을 깊이 살펴보고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어떤 입법이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입법인지를 고민하며 입법의회에 참여하시기를 바란다. 어느 총대가 총회 분과위에 참여할 때 분과 소집책이 늦게 와서는 ‘이 위원회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수준으로 총회에 참석해서는 감리교회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총회와 입법의회의 논의사항과 법안들을 숙지하고 건강한 감리교회를 위한 합리적인 생각을 정리해서 회의에 참여하며, 총대로서의 권리를 건강하게 행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

2023년 10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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